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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장 3부작의 완성

한줄평: 위로의 방법

★★★★


줄거리

산장에 일곱 명의 남녀가 모인다. 새로 상영할 연극 오디션에 합격한 출연자들이다. 이들에게 연출가의 편지가 도착한다. 한 겨울, 눈 속에 고립된 산장을 배경으로 지금부터 발생하는 일들에 대처하라는 내용이다. 외부의 개입을 부르면 오디션 합격은 취소된다고 한다. 다음날, 여자 합격자가 사라진다. 그리고 다른 합격자들은 그녀가 사라진 이유를 적은 메모를 발견한다. 다들 연출자의 미션이라고 생각하며 자신들의 배역과 대처에만 몰두하는데... 이들은 연극을 제대로 연출할 수 있을까?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이하 산장)를 다 읽은 뒤 떠오른 단어는 위로입니다. 아쓰코, 유리에, 아마미야는 오디션에 떨어지고 연극을 그만두려는 마사미를 찾아갑니다. 연극을 그만두기에는 너무 아까우니 그만두지 말라고 설득합니다. 그러면서 줄리엣이 아닌 맥베스 부인을 연기했다면 심사 위원들이 만점을 주었을 거리고 위로합니다.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배역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 됩니다. 설령 마사미가 연극을 계속하더라도 맡을 수 있는 배역은 정해져 있다고 한계를 긋는 말입니다. 그 말이 마사미에게 위로였을 리가 없습니다.

 

셋은 집으로 돌아가려고 기다릴 때, 마사미의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일상을 이야기합니다. 그 일상에 이제 마사미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마사미를 설득하려고 왔던 사람들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마사미는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이유를 알 수 없어집니다. 그래도 동료로서 자신을 설득하려 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말에는 자신을 향한 염려나 걱정은 전혀 없었습니다. 가까웠던 셋도 그러합니다. 당연히 연극계에서도 잊힐 거라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그 불안이 셋을 향한 미움보다 더 커졌을지도 모릅니다.

 

마사미는 자신이 연출한 무대에서 연기하는 셋을 지켜봅니다. 자신을 위해 연기하는 그 셋을 보면서 어땠을까요? 짜인 각본대로 움직이는 그들의 연기에 놀라지 않았을까요? 그들의 합격은 소문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르지요. 마사미는 그들의 이 아닌 연기에 진정한 위로를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2023715일에 초판이 간행됐는데, 벌써 3쇄입니다. 그만큼 국내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얼마나 많이 사랑받는지 알 수 있습니다.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는 산장 시리즈 3부작이라고 합니다. <가면 산장 살인 사건>, <하쿠바 산장 살인 사건>을 읽지 않은 관계로 동일한 등장인물이 나오지는 알 수가 없네요. 아니면 산장을 배경으로 한 점이 똑같아서 산장 시리즈라고 부르는 걸까요? 흐음... 시리즈 1,2를 읽으신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저자소개

히가시노 게이고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1958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 공학과를 졸업한 후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쓰기 시작해 마침내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85방과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1999비밀로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을, 2006년에는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제3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과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다. 2012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중앙공론 문예상을, 2013몽환화로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