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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일본 아마존 문예 1위
한줄평: 일상에 숨은 미스터리, 사랑
★★★
줄거리
27세 여교사 가에데는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돌본다. 현재 가에데에게 할아버지는 유일한 혈육이다. 그만큼 할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깊다. 아직 사고방식이 정정한 할아버지를 위해 일상 속 수수께끼를 들려준다. 할아버지의 ‘스토리’를 주고받으며 할아버지의 추리에 놀란다. 자신의 일상을 지키려고 할아버지가 어떤 노력을 하는지도 모르고. 그녀의 일상은 과연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혼자 사시는 분들은 이런 적이 있나요? 우산을 들고 나가지 않았는데 비가 와서 당황한 경험. 가벼운 외투를 입고 외출을 했는데 생각보다 추워서 핫팩에 의존한 경험. 이제 생각해 보세요. 가족들과 같이 살았을 때는 어땠는지. 아버지나 어머니가 오늘 춥다고 했으니 더 두껍게 입어라, 비 온다고 했으니 우산 챙겨라. 이런 말을 듣지 않았나요? 덕분에 춥지 않았고, 비를 맞지 않았습니다. 잔소리처럼 들리지만 그 잔소리에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그 사랑을 <명탐정으로 있어줘>(이하 <명탐정>)을 통해서 다시금 느낍니다.
제목에 탐정이라는 들어가는 만큼 소설은 추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로 가에데가 일상 미스터리를 할아버지에게 들려주고, 할아버지가 스토리 형식으로 풀어내는 방식입니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치매에 걸렸고 환시를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명석한 두뇌를 지녀서 치매에 걸린 뒤로도 논리적인 사고를 하고요. 어쩌면 가에데는 그런 할아버지와 대화하려고 일상 미스터리를 수집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사랑을 표현했던 게 아닐까요?
자, 그렇다면 할아버지는 가에데에게 어떻게 사랑을 표현할까요? 이 책을 마지막까지 읽고 나서야 손녀를 향한 할아버지의 사랑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아, 이런 방식으로도 사랑을 표현할 수 있구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랑의 표현 방법도 있다는 걸 알았고요. 할아버지는 가에데의 일상을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딸을 스토킹하는 인물을 알아채고, 스토커로부터 가에데를 지키려고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가에데에게는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습니다. 덕분에 가에데는 아무 것도 모르고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뒤를 할아버지가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가에데도 할아버지도 서로에게 사랑을 최대한으로 표현합니다. 그 방식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으므로 서로 사랑인 줄도 깨닫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특히, 가에데는 더 그랬을 겁니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가, 아무리 본인이 자각하고 있더라도,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그런데 할아버지가 실은 자신을 지켜주고 있었다는 진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감동스럽고 고마웠을까요?
그래서 제목 <명탐정으로 있어줘>가 훨씬 와 닿습니다. 이 제목은 가에데가 할아버지에게 바치는 사랑이자 애정입니다. 시간이 지나더라도 자신을 지켜주었던 총명한 두뇌를 유지해 자신과 일상 미스터리를 풀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가에데의 소원이 아닐까요?
우리는 사랑을 특별하다고 여깁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특별한 방식이 있다고 믿기도 합니다. <명탐정>은 꼭 그렇지도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사랑이 일상의 흔한 행동과 한마디에 담겨 있다고 말합니다. 사랑이 고프나요? 자, 일상을 다시 한 번 둘러봐요. 누가 어떻게 자신에게 사랑의 표현을 보내고 있는지.
저자 소개
고니시 마사테루
1965년 가가와 현 다카마쓰 시에서 태어났다. 메이지 대학 문학부 영미 문학과를 졸업하고 방송 작가로서 방송 활동과 집필을 병행하고 있다. 2023년 제21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서 이번 작품 <명탐정으로 있어 줘名探偵のままでいて>로 대상을 받으며 미스터리 작가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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