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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서

<레이크 사이드> - 편법

umiearth 2023. 9. 15. 11:05

히가시노 게이고의 입시 서스펜스

 

한줄평: 편법

★★★


줄거리

히메가미코 별장에서 사립학교 입시 준비를 위해 사람들이 모인다. 그곳에 슌스케의 내연녀 에리코가 등장한다. 미나코는 에리코를 살해했다고 자백한다. 미나코와 몇몇 학부모들은 사건을 은폐하기로 한다. 유일하게 반대하던 사람은 사카자키. 후지마의 설득으로 사카자키도 동참하기로 한다. 사카자키가 단번에 입장을 바꾼 이유는?


우리나라는 의무교육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왜 정해 놓았을까요? 한 사람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려면 갖추어야 할 능력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 가정 구성원이 같이 도와주고 지켜주는 셈입니다.

 

여기 별장에 모인 가족이 있습니다. 중학교 입시를 위해 왔습니다. 합숙까지 할 정도라면 중학교가 얼마나 대단한 학교일까요? 아니, 대단한 학교는 어떻게 규정하는 걸까요? 스펙에 도움이 되는 학교일까요? 적어도 나오토의 부모는 부와 명예를 끌어오는 학교를 좋은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부와 명예를 거머쥐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 속에 나오토를 밀어 넣습니다.

 

이 때, 나오토의 의견은 얼마나 반영이 됐을까요? 나오토는 아직 초등학생입니다. 경험과 지식이 부족합니다. 가치관, 신념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기에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스스로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도 불가결합니다. 옆에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도와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보통 그 역할을 맡는 사람은 부모입니다.

 

중학교에 들어가도 방심하고 놀아선 안 된다며? (중략)잘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모두가 마음을 놓을 때 같이 놓느냐, 그때 노력하느냐에 달렸다고. 그러니까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열심히 노력해 성적을 올려야 하는 거 아냐?” 235-236

 

위의 말은 나오토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한 말입니다. 부모의 이야기가 자녀에게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호오가 없습니다. 성적을 중요시하는 부모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입니다. 경쟁을 당연시하고, 성적만 올리면 된다는 가치관이 형성됩니다. 이 상태로 나오토는 과연 어떤 삶을 살까요? 나오토는 부모가 알려준 길을 걸으면서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을 맞이할까요?

 

아마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자신의 호오가 확실해질수록 지금 걷는 길에 의문이 생깁니다. 초등학생 때, 참가했던 입시 합숙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공부가 아닌 암기만이 전부였던 합숙. 합숙의 의미도 알아차릴 수도 있겠지요. 자신의 노력이 일종의 편법이었다는 걸. 편법으로 손에 넣은 부, 명예, 행복을 뿌듯하게 여길 수는 없습니다. 늘 죄책감을 가슴 한편에 두고 살아갈지도 모르겠군요.

 

히메가이코 별장에서 합숙했던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궁금해집니다. 부모를 따라 편법을 이용했던 자신의 행동에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품게 될까요?


작가소개

히가시노 게이고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1958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 공학과를 졸업한 후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쓰기 시작해 마침내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85방과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1999비밀로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을, 2006년에는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제3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과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다. 2012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중앙공론 문예상을, 2013몽환화로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