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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회 나오키상 후보작

 

한줄평: 사건이 가장이다 VS 행동거지가 가장이다

★★★


줄거리

사다히코와 아키미는 부부다. 아들 고헤이는 소요코와 결혼하여 나유타를 낳아 가정을 이루고 있다. 부부는 아들 부부에게 가업을 이어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들 고헤이가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아키미는 아들의 아내 소요코를 의심한다. 법원에서 용의자 구마모토가 한 증언이 아키미의 의심을 굳힌다. 사다히코는 아키미의 의심을 괜한 걱정으로 치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카미는 소요코를 향한 의심을 멈추지 못하는데...... 과연 고헤이의 죽음에는 소요코가 관련이 있을까.


두 가지 축의 사건이 등장합니다. 하나는 소요코의 남편이 죽은 사건. 또 하나는 대대로 물려오는 도자기가 깨지고 가짜 도자기로 바뀐 사건입니다. 이 두 사건의 공통점은 소요코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남편을 죽인 구마모토도 도자기를 바꿔치기한 다쓰야도 소요코가 언질을 주어 그렇게 했다고 합니다. 소요코의 어떤 점이 그들을 자극했을까요?

 

소요코가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히가시카마쿠라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폭력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장례를 치를 때는 울기 위하여 노력합니다. 피해자의 아내이면 슬픔에 기력을 잃는 게 당연하다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서요. 타인의 시선 속에 자신을 가두고 있는 듯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가장을 하고 있다고 전제로 나오는 행동이겠지요.

 

소설의 말미에 나오는 자신은 가장에 서투르다는 소요코의 고백은 독자가 소요코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소요코가 가장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을 어떻게 가장했는가.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서 시부모를 보필하고 돌보는 며느리 역할, 나유토를 잘 교육하는 어머니 역할, 손님에게 상냥한 가게 주인이라는 역할 이런 역할. 자신만의 신념, 원칙이 없으므로 타인이 보는 자신의 역할을 그저 충실히 해냈을 뿐이지 않을까요? 역할을 가장하는 소요코의 말에 다쓰야가 현혹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편 구마모토와 소요코의 대화는 독자를 찜찜하게 합니다. 알 수는 없지만 어린 시절 대인관계에 서툴렀을 것이다. 소요코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법이 가장이었던 거라고 동정했던 마음을 단숨에 바꿉니다. 어쩌면 이 사건 자체가 가장이라는 암시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소설은 그 판단을 독자에게 맡겼습니다. 당신이라면 어떤 결말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작가 소개

시즈쿠이 슈스케

1968년 아이치현에서 태어나 센슈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다. 2000년에 영광일도로 제4회 신조 미스터리 구락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2004년에 범인에게 고한다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같은 해에 <주간문춘 미스터리10>에서 1위를 기록하며 제7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했다. 불티, 클로즈드 노트, 비터 블러드, 검찰 측 죄인, 가면동창회, 염원, 스카우트실 1, 2등 영화화된 작품이 다수 있다. 악어의 눈물(크로커다일 티어스)는 제168회 나오키상 후보작에 오른 수작이며, 심리묘사로 사건을 몰아가는 그의 특기가 여실히 담겨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