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한줄평: 악의 모습은 선하다

★★★★


줄거리

기무라는 아들을 먼저 보냈다. 왕자가 아들을 떠밀었기 때문이다. 그 사실에 분노를 느낀 기무라는 왕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신칸센을 탄다. 한편, 그곳에는 미네기시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킬러들이 다수 있다. 기무라, 왕자, 킬러가 얽히고 벌어지는 2시간 30분 동안의 추리 미스터리!!

 

주요 등장인물

기무라: 왕자에게 떠밀린 아들의 복수를 하고자 한다.

왕자: 기무라의 아들 와타루를 죽인 중학생.

밀감/레몬: 미네기시의 지시로 아들과 트렁크 운반을 옮기는 킬러

나나오: 운이 지독히 없는 킬러.

 


 

이 소설의 축은 왕자입니다. 이 소설에서 사건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기무라가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왕자에게 복수를 하려고 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미네기시의 지시로 킬러들이 아들과 트렁크를 운반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왕자는 이 두 사건을 오가며 훼방을 놓습니다. 왕자의 말에 일희일비하는 기무라와 킬러들의 모습을 보면 허탈하기까지 합니다. 왕자에게 뚜렷한 목표가 있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재미를 느낄 속셈일 뿐입니다.

 

그 속셈을 저자는 세밀한 묘사를 통해 왕자를 완성시킵니다. 왕자는 타인의 마음을 추측하고, 어떻게 하면 타인의 마음과 행동을 이끌어낼지 철저히 분석하는 묘사가 많습니다. 왕자에 비해 다른 킬러들은 오로지 자신이 맡은 의뢰를 어떻게 하면 성공할지만 생각합니다.

 

킬러가 왕자처럼 생각할 법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 대비에는 진정한 악이 어떤 형태를 띠는지 전하고 싶지 않았을까요? 킬러들은 어린 나이에 순수한 표정으로 말을 하는 왕자를 순순히 믿습니다. 의심은 하되 설마하는 단계에 그칩니다. 왕자의 마음에 숨어 있는 악을 짚어내지 못합니다. 선한 모습의 왕자의 말을 신뢰하고, 왕자를 도와주기까지 합니다. 정작 자신들의 임무는 꼬이기 일쑤입니다. 선한 모습 뒤에 숨은 악을 킬러들은 간파하지 못했습니다. 날카로운 촉과 영리한 두뇌를 지녔을 킬러들이요.

 

하물며 일반인은 오죽할까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치는 사람들, 처음 보는 사람들의 이면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그저 보이는 대로 믿는 수밖에 없습니다. 선함 뒤에 이 숨어 있다고 해도요. 도덕과 믿음을 근본으로 삼는 일반인은 일이 벌어진 뒤에야 을 인식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소설의 킬러들은 사람에 대한 믿음이 존재하는 일반인에 무척 가까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