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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기록이 맞고, 너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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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뇌과학이 주목을 받고 교양심리도서가 많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뇌과학과 교양심리도서를 읽는 이유는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어떤 감정을 느꼈다고 하면 왠지 주위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뇌과학, 교양심리학 같은 이야기와 같이 말한다면 관심을 보입니다. 그들의 관심이 말하는 이의 감정이 아니라 뇌과학, 교양심리학을 향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요.

 

제가 읽은 책 중에서 이런 현상을 반영한 책은 <우울할 땐 뇌과학>입니다. 사람이 우울함을 느끼는 과정을 뇌의 변화, 정확히는 뇌의 호르몬의 변화로 설명합니다. 뇌의 호르몬 분비에 따라 우울한 감정이 조절되며, 뇌의 호르몬을 조절하는 방법을 통해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 방법들이 해 쬐기, 호흡하기, 충분한 수면 같은 예시를 들며 뇌과학을 설명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우울증에서 탈출시켜줄 책 <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 집필에 참여했습니다.

 

이 책은 컨셉을 확실히 잡고 있습니다.

 

이 얇은 책에는 정신건강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제시한, 우울감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훈련과 기법, 실천 방안이 담겨 있다. 모두 효과가 입증되었고 실제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는 방법들이다. ‘입증됐다는 말은 전 세계 여러 연구소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들을 시험하고 인정했으며, 지난 수십 년간 도움을 구하러 온 사람들에게 활용되었다는 의미다. 6

 

굉장히 심플합니다. 우울감을 줄이는 46가지 방법입니다. 46가지 방법 중에 하나라도 나와 맞는 방법을 찾는다면 이 책의 가치를 충분히 경험한 셈입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솔루션도 달라집니다. 그 때마다 목차를 보면서 상황을 찾아내고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작고 가벼운데다가 이론 설명을 최소화해서 가지고 다니기도 편합니다.

 

제가 자주 읽는 챕터는 1부와 3부입니다. 하고 싶은 게 떠올라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도도 해 보기 전에 부정적 사고와 무력감에 시달립니다. 제일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마음과 능동적인 관계를 유지하자’, ‘일단 그냥 해보자이 두 가지입니다. 특히, ‘일단 그냥 해 보자를 실천하는 방식은 기록을 활용해서 좋습니다. 기록을 늘 하고 있는데, 기록을 통해 의욕을 찾을 수 있으니 이거야말로 일석이조입니다.

 

기록을 살피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활동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문제라면 부족한 활동은 기록하는 사람이 실천하기 싫어서 외면하는 내용일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우에는 운동이 그렇습니다. 건강한 심신을 이루기 위해서 실천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만 제대로 실천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마음으로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느릿느릿하지만 어쨌든 걷고 있으니 걷기 운동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걸으면서 북튜버의 책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꽤 재미있습니다. 조금씩 걷는 속도도 빨라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울하신가요? 원인을 파악해서 고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 원인이 현재와 미래의 나에게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1순위로 두면 현재 시간을 과거를 알아내는 데만 소비하게 됩니다. 우리는 원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원인의 영향을 바꾸기 위해 과거를 알아봅니다.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알아냈다면 이제 과거는 보내주세요. 그리고 <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처럼 자신이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을 찾아 실천해 보세요. 단번에 바뀌지는 않더라도 조금씩 행동이 바뀌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자소개

앨릭스 코브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우울증 전문가. UCLA 정신의학·생물행동과학부에서 우울증과 뇌 과학을 연구한다. 최신 뇌 과학과 신경생물학으로 우울증에 접근한 심리 분야 스테디셀러 우울할 땐 뇌 과학》《우울할 땐 뇌 과학, 실천할 땐 워크북을 썼다.

 

커크 D. 스트로살

심리학자. 널리 쓰이는 인지행동치료 방법인 수용전념치료ACT’를 공동 개발했다. 워싱턴에서 심리학자로 일하며 저소득층을 위한 심리치료 기관에 ACT 사용을 장려하고, 행동건강서비스가 일차의료 보건시설에 도입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리사 M. 샤브

심리치료사이자 임상사회복지사. 치료사들을 위한 전문 훈련 과정에서 자기조력과 이완치료를 가르친다. 여러 신문과 잡지에 청소년과 가족에 관한 칼럼을 기고하며 불안 다루기》 《우울을 넘어서14권의 책을 썼다.

 

윌리엄 J. 너스

임상심리학자이자 교육학 박사. 불안, 우울증, 습관적으로 꾸물거리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을 46년 넘게 치료했다. ‘합리적 정서행동치료REBT’를 심리치료 박사 후 교육과정에 처음 도입하고 가르친 사람 중 한 명이다. 분노를 다스리는 인지행동 워크북, 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 미루는 습관 버리기25권이 넘는 책을 썼다.

 

패트리샤 J. 로빈슨

심리학자. 일차의료 보건시설에 통합 행동건강서비스 도입을 지원하는 마운틴뷰 컨설팅 그룹의 교육 및 프로그램 평가 이사로 활동하며, 전 세계에 ACT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의료 혁신과 예방과학, 행동과학, 임상의의 회복탄력성에 관해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