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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지 않는 제어


제목: 트리플 세븐

지은이: 이사카 고타로

역자: 김은모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출간일: 2024년11월25일

분량: 360쪽


줄거리

윈튼팰리스 호텔. 나나오는 2010호에 머무는 사람에게 아빠를 위해 딸이 그린 그림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그림 속 아빠와 2010호에 머무는 아빠의 모습이 다른 것. 아빠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인물은 나나오를 죽이려고 시도하다 죽고 만다. 나나오는 이 난관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소설은 나나오가 선물을 전달하는 의뢰를 받으면서 시작합니다. 나나오가 선물을 전달하려고 찾아간 윈튼팰리스 호텔 2010호에 머물던 남성은 나나오를 공격하다 사망합니다. 식은 죽 먹듯이 성공할 수 의뢰였는데, 운 나쁘게 사건에 휘말린 셈입니다.

 

나나오가 휘말린 사건의 키워드는 ‘기억력’입니다. <트리플 세븐>은 기억을 기준으로 두 존재를 주목해야 합니다. 가미노 유카와 인공지능입니다. 두 존재의 공통점은 한 번 인식한 사실을 절대 잊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두 존재 모두 활용할 영역이 무궁무진합니다. 어떤 이가 어떤 방식으로 협업할 지에 따라 목적과 활용 가치가 달라집니다.

 

가미노 유카는 이누의 밑에서 사무 작업 및 경리 업무를 맡습니다. 인공지능은 요모기 장관이 사회구조를 바꾸려는 시도에 활용됩니다. 일을 원활하게 한다는 점에서 두 존재는 같은 일을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감정입니다.

 

가미노 유카는 감정을 지닌 존재입니다. 남들과 함께 지내면 상대의 말과 행동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실수와 실언, 좋지 않은 행동을 잊어버리지 못해서 괴롭다고 말합니다. 가미노 유카는 그 감정을 느끼기 싫어서 인간관계를 끊습니다.(35쪽) 그 와중에 자신의 업무가 불법적 일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 감정은 몇 배나 더 커졌을 것입니다. 그에 반해 인공지능은 감정이 설정됩니다. 인공지능은 요모기 장관의 말처럼 최대한 많은 정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정보를 습득해서 확실하게 판단합니다.(166쪽) 즉, 인공지능은 습득하는 정보에 따라서 특정 개인 또는 특정 집단의 감정에 치우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인류가 구축한 도덕적, 사회적, 법적 기준을 싸가 다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가미노 유카에게는 선을 넘지 않도록 제어하는 기능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요모기 장관은 ‘인간이 지능을 활용하는 것보다 인공지능이 과부족 없이 설명할 수 있다(165쪽)’고 말합니다. 그 가능성을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요모기 장관이 소속된 정부 기관 정보국은 과연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정보를 인공지능에 제공할 수 있을까요? 차별과 편견이 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국가 차원에서 인공지능을 할용하여 사회구조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작업을 맡은 이들의 사고방식, 가치관에 따라서 인공지능의 성격도 달라진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따라서 소수의 사람이 인공지능을 교육하지 않고, 다양한 입장을 대변하는 복수의 사람이 진행해야 합니다. 국가의 인공지능은, 기업의 인공지능은 어떤 이야기까지 담고 있을까요?


저자 소개

이사카 고타로

1971년 일본 지바현에서 태어나 도호쿠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 1996년 발표한 『악당들이 눈에 스며든다』로 산토리미스터리대상에 가작으로 입선했다. 시스템 엔지니어로 회사원 생활을 이어가던 중 2000년 『오듀본의 기도』로 신초미스터리클럽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선다. 2002년 『러시 라이프』에 이어 2003년 『중력 삐에로』를 발표하며 평단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이사카 월드’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작품으로 나오키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부문 및 서점대상 후보에 올랐다. 서점대상은 1회부터 4회까지 연속으로 각기 다른 작품을 통해 노미네이트되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2004년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같은 해 『사신 치바』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문에서 수상했다. 2008년 『골든 슬럼버』로 서점대상과 야마모토슈고로상을 받았다. 2021년 『불릿 트레인』(마리아 비틀)이 영국과 미국에서 출간되었으며, 영국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대거상 번역소설 부문에, 같은 시리즈인 『악스』도 2024년 이언플레밍스틸대거상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