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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서

<그대, 별처럼> - 비상구

umiearth 2025. 12. 6. 12:21

 

☆ ☆ ☆ ☆ ☆

한줄평: 비상구


줄거리

세토 내해의 작은 섬에서 아케미와 카이는 만난다. 땅의 면적도 인구도 많지 않는다. 어떤 일이 벌어지면 순식간에 모든 사람이 알아버리는 섬이다. 근거 없는 소문도 무성하다. 그만큼 주위의 시선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가장 예민한 청소년 시기에 만난 두 사람은 공허함에 시달린다. 아케미의 공허함은 서로를 향한 비상구가 된다. 자수와 이야기는 두 사람을 어디로 이끌어갈 것인가.


여러분은 취미가 있나요? 어떤 마음으로 취미를 시작했나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을 몰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내면을 쏟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드러낼 수 없는 내면을 취미로 풀어냅니다. 축적된 분노, 각인된 트라우마, 되살아나는 슬픔 등을 구체화합니다. 취미가 비상구 역할을 해 주는 셈입니다.

 

그런데 아케미와 카이처럼 관계를 비상구라면 어떨까요? 학생 시절, 두 사람의 환경은 비슷합니다. 과업도 비슷합니다.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메워주는 관계를 형성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환경이 변합니다. 과업이 달라집니다. 사고방식이 달라집니다. 다방면으로 차이가 생깁니다. 몰입이 깨집니다. 관계가 비상구 역할을 잃습니다. 출구를 찾지 못하는 내면에 관계에서 오는 불안한 감정이 더해집니다. 내면은 카오스가 됩니다.

 

위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사람이 함께 비상구를 정비해야 합니다. 상대와 대화해야 합니다.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서로 해 줄 수 있는 것과 해 줄 수 없는 것의 경계를 알아야 합니다. 어느 한 쪽에 기대어 관계가 유지된다면, 한 쪽이 무거운 시소처럼 움직이지 못합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선택할 수 없습니다.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게를 비슷하게 해야 합니다. 비상구를 유지할지 말지 시소를 탄 이들이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겁이 날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내면을 감싸주던 비상구를 잃을지도 모르니까요. 저자는 아케미와 카이가 느낀 두려움을 섬세하고 정교하게 표현합니다. 독자도 이 대목을 읽으며 몰입하겠지요. 관계 속에서 느꼈던 감정을 대변해 주니까요.

 

관계를 억지로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관계를 유지하려고 억지로 유지한다는 말은 한 쪽이 다른 한 쪽에 일방적으로 맞추어 주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이 상태를 유지한다면 한 쪽이 무너지고, 한 쪽은 부담을 느낍니다. 당연히 틈이 생깁니다. 틈을 메울 기력은 이미 동난 상태입니다. 함께 했던 시간이 바래지기 전에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소리를 내어 대화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라는 도구가 있으니까요. 글을 통해 마음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쏟을 마음이 더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쪽이라도 마음이 다 소진됐다면 관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합니다. 한 때 비상구였던 사람이, 훗날 다른 비상구를 찾지 못한 사람에게 희망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여러분도 기억 속에서 비상구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시기를 바랍니다.


저자 소개

나기라 유

2007년 첫 책 신부는 메리지 블루로 본격 데뷔.

2017신의 비오톱을 펴내며 대중적으로 크게 인기를 얻게 되었고, 2020유랑의 달로 첫 번째 서점대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2022년 영화화되었다. 같은 해 출간한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2년 연속 서점 대상 후보작에 올랐다.

BL 장르의 대표작 아름다운 그시리즈는 TV 드라마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대, 별처럼은 작가 나기라 유에게 일본 최초 서점 대상 2회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겨 줬을 뿐 아니라 왕의 브런치 BOOK 대상 수상, 168회 나오키상 후보작, 미야본 2022 대상 수상, 기노베스! 2023 1, Apple Books 2022 픽션 부문 올해의 베스트 북 선정 등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