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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글쓴이와 읽는 사람의 사유 공간, 글


제목: 퇴고하는 법

지은이: 김은경

출판사: 유유

출간일: 2026년07월24일

분량: 136쪽


글 한 편의 첫 독자는 누구일까요? 바로 글을 쓴 사람입니다. 글쓴이는 주제를 정합니다. 주제와 어울리는 구성과 내용을 적습니다. 글을 쓰면서 수정을 반복합니다. 글을 다 쓴 직후, 첫 독자는 완성된 글이 못나 보입니다. 고쳐 쓰면 쓸수록 미로에 갇히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글을 다 쓰면 며칠 묵힌 뒤에 다시 보라는 이야기가 나온 모양입니다. 이 때, 필요한 책이 <퇴고하는 법>입니다.

 

<퇴고하는 법>은 먼저 글을 큰 틀로 봤을 때 고려할 사항을 이야기합니다. 주제가 명확한가. 서론-본론-결론이 명확한가. 문단의 구성이 자연스러운가. 그 뒤에 세부사항을 짚습니다. 문장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가. 어떤 어휘를 고를 것인가. 장르에 따라 어떻게 퇴고할 것인가. 저자는 퇴고에 대한 편견을 깨트린 뒤 방법을 설명합니다.

 

퇴고를 고쳐 쓰기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더 나아가더라도 이야기를 잘 표현했는지 점검하는 정도입니다. 저자는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읽는 사람의 시선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글을 명료하고 간결하게 쓰려면 ‘읽는 사람이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가’를 고려해야 합니다.(37쪽) 글의 주제와 소재가 분명해야 읽는 사람이 헷갈리지 않고 읽을 수 있습니다.(57쪽) 다시 보는 일은 글이 독자에게 어떻게 읽힐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보는 과정입니다.(89쪽) 저자는 퇴고의 중심은 ‘읽는 사람’이라고 여러 번 강조합니다. 읽는 사람이 글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지 고민하는 과정. 그것이 퇴고입니다.

 

그렇다고 ‘읽는 사람만’ 배려하는 퇴고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글쓴이도’ 고려해야 합니다. 편집자는 원고를 살필 때 결국 독자가 길을 헤매지 않고 작가의 생각을 따라갈 수 있는 구조인가를 점검한다고 합니다.(111쪽) 독자가 읽기 쉽도록 고쳤는데, 글쓴이의 생각이 무너진 글은 빈털터리입니다. 사유가 담기지 않은.

 

글쓴이는 글을 완성한 뒤, 최소 2번 독자가 되어야 합니다. 처음 글을 다 쓴 뒤에는 독자를 중심으로 고쳐 씁니다. 퇴고를 한 번 끝낸 뒤, 다시 읽습니다. 글 속에 사유 소재가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지 점검합니다. 읽는 사람과 글쓴이가 생각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이 글이기 때문입니다.


저자 소개

김은경

책을 만들고 글을 쓰는 사람. 문장 앞에 오래 머물며 문장의 구조와 흐름, 논리와 리듬을 세밀히 살펴 글이 가장 선명해지도록 애쓴다. 작가로서는 두 권의 에세이를 출간했고, 브런치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일상이나 책을 주제로 글을 쓴다. 동시에 17년 동안 출판편집자로 일하며 에세이, 소설 등 문학과 인문교양 분야의 책을 편집하며 다양한 원고를 만나고 있다. 남의 글과 내 글, 두 세계를 오래 다듬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단지 문장을 고치는 기술이 아니라 글을 바라보는 태도로서의 퇴고를 꾸준히 생각했다. 지은 책으로 『어쩐지 그 말은 좀 외로웠습니다』, 『습관의 말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