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서

<고백> - 믿어요

umiearth 2024. 11. 17. 13:55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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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교사가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이 이 교실에 있다고 선언한다. 교사는 범인으로 추측되는 학생을 지정하고, 대상 학생의 우유에 모종의 조치를 취했다고 고백한다. 교사가 지목한 두 명의 학생. 그들을 기다리는 미래는?


교사의 조치를 받은 사람은 총 2명입니다. 그에 대한 반응은 각자 달랐습니다. 슈야는 자신의 피를 직접 검사해서 자신이 마신 우유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키라는 슈야의 말을 듣고 자신의 우유에 문제가 있다고 맹신합니다.

 

곧 두 학생은 같은 반 아이들의 표적이 됩니다. 소위 집단따돌림이 생긴 셈입니다. 그 상황에 대한 대처방식도 두 학생은 달랐습니다. 슈야는 시종일관 무시합니다. 그 일이 비일비재하자, 슈야는 거침없이 그들이 자신을 더 두려워할 법한 행동을 취합니다. 반면에 아키라는 자신의 청결에 주의를 기울이게 됩니다. 슈야는 공격적으로 변했고, 아키라는 자아상실을 했습니다. 교사가 학생에게 찍은 낙인은 허리케인이 되어 더 강하게 반을 휩쓸고 지나갑니다. 두려움, 공포 같은 분위기를 느끼기 싫어서 직접적으로 슈야와 아키라를 괴롭히는 학생이 있고, 그 장면을 보고도 모르는 척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좁은 교실에 모여서 어떻게 하는 행동이 가장 무난할까 고민하는 분위기까지 전해집니다.

 

어른들은 이 현상을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말합니다. 학교에서 익힌 지식과 지혜, 타인과의 관계(또는 문제)를 원만히 처리하는 법 등을 배웁니다. 그것을 얼마나 능숙하게 발휘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학생들은 리더가 결정됩니다. 리더가 정해진 순간부터 학생들은 직장생활을 합니다. 리더는 각 부서에서 해야 할 일을 배부합니다. 때로는 축제 구성을 어떻게 할지, 개교기념일 행사는 어떻게 준비할지 같은 사항들을 회의로 결정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일을 진행하는 방식을 익히는 작은 사회라는 뜻이겠지요.

 

작은 사회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눈앞에서 아주 당당하게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학생도 많습니다. 폭력에 말리기 실어서 모른 척을 합니다. 폭력을 행하는 쪽은 이제 무서울 게 없다는 듯 더욱 과격해집니다. 그 과격한 폭력을 피해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마 자신이 미쳐야 할 겁니다, 슈야처럼. 슈야는 집요한 폭력을 피하려고 자신의 피를 무기로 삼습니다. 그 광기를 본 뒤 학생들은 슈야를 건드리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다칠 수 있는 걱정 때문에. ‘저렇게 광기를 일으킬 정도로 화가 많이 났다.’ 그래서 건드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저 광기 섞인 화살이 언제 자신한테 날아올지 모르니까 건드리지 말자.’고 다짐하는 거지요. 자연스럽게 아키라에 대한 폭력이 강해지고 아키라는 학교를 거부합니다.

 

이런 경우, 교실이 아니라 집이라는 더 축소된 사회를 살아가는 아키라에게 당근과 채찍 중 무엇을 주어야 할까요? 무언가를 할 때마다 당근을 주면 그 당근에만 집착한 것 같고, 채찍을 휘두르면 감당하지 못하고 피를 토하며 쓰러질 것 같습니다. 제가 파악한 아키라는 그렇습니다. 그 두 가지를 적절히 섞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찍과 당근을 적당히 제공하며 세상에는 채찍일 때도 당근일 때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면 아키라는 꽉 닫힌 문을 열고 나오지 않을까요?

 

그래서일까요? 이 책의 장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아키라가 자신의 털을 모조리 베어내는 장면이었습니다. 다시 태어나고 싶어서 스스로 만들어낸 계기,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속편이 없으니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스스로 만든 기회를 쉽게 놓치지는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낙인을 품을 수 있도록 넓은 마음을 지니게 되리라 믿습니다.


저자 소개

미나토 가나에

2007년 단편 성직자를 발표, 29회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정식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첫 장편소설 고백을 출간하면서 일본 문단에 미나토 가나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고백은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치밀한 복선과 탄탄한 구성으로,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쓴 것은 물론, 6회 서점대상까지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며 일본에서만 350만 부가 판매되는 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후 야행관람차, 왕복서간, 경우, 꽃 사슬, 백설 공주 살인사건, 여자들의 등산일기, N을 위하여, 조각들등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며 평단과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2013년에는 모성은 본능인가?’라는 파격적 질문을 던지는 소설 모성을 발표했다. 그녀가 스스로 작가를 그만두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썼다고 말할 만큼 혼신을 다한 이 작품은 2022년 일본 인기배우 토다 에리카와 나가노 메이 주연으로 영화화가 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