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서

<호텔 디어 그레이스> - 프레임 바깥의 가능성

umiearth 2025. 6. 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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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바깥의 가능성


줄거리

은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소로 가득한 일상을 보낸다.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기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 은혜에게 도착한 안내장. 자신이 원하는 삶을 경험해 볼 수 있게 한다는 호텔 디어 그레이스. 은혜는 호텔에서 어떤 경험을 할까? 그 경험은 현실 속 은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당신이 원하는 삶은 어떤 삶인가요? 지금까지 당신이 걸어온 길은 원하던 곳으로 데려다 주었나요? 그런 일은 없었다고요? 그렇다면 여기 호텔 디어 그레이스를 방문해 보면 어떨까요? 호텔 디어 그레이스에서는 자신이 꿈꾸는 삶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처음 방문할 때는 무료, 두 번째 방문부터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비용은 돈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물건입니다. 원하던 삶을 경험하는 비용치고는 굉장히 싼 값입니다. 은혜도 가성비가 훌륭하다고 생각했겠지요. 그래서 선뜻 자신이 왜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물건을 내놓습니다. 호텔 서비스를 만끽합니다. 그렇다면 은혜가 호텔에서 보내는 시간은 꿈꾸던 삶 즉, 미래의 일이기만 할까요?

 

제 생각에는 과거도 포함됩니다. 과거 어느 순간에 누리고 싶었던 것, 미래의 어느 순간에 해 보고 싶은 것. 과거의 어느 순간, 미래의 어느 순간. 은혜가 호텔에서 누린 경험입니다. 호텔과 현실을 오가며 은혜는 자신이 씌운 프레임을 깨닫습니다. 프레임을 깨트리기 위해서 호텔의 경험을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호텔에서 골랐던 선택을 적용해 볼 수는 있겠지요. 호텔이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해 준 셈입니다.

 

은혜가 깨달은 프레임은 무엇을 뜻할까요? 호칭에 묶인 선입견 아닐까요? 호칭은 관계 속에서 태어납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 가족을 들 수 있습니다. 태어났기 때문에 호칭 자식을 얻습니다.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호칭 부모’, ‘어머니’, ‘아버지를 얻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이 몇 대인지에 따라 호칭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같은 호칭도 생깁니다. 형제가 생긴다면 호칭 오빠’, ‘언니’, ‘남동생’, ‘여동생도 생기겠지요. 이렇듯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호칭이 생기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호칭이 태어납니다.

 

또한 호칭에는 그에 걸맞다고 여겨지는 행동과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호칭이 학생이라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호칭이 직장인이라면 회사의 이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업무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한다는 프레임입니다. 프레임은 호칭마다 다릅니다. 나이, 직업, 취미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호칭이 주어집니다. 기존에 없던 호칭이 새로 생기기도 합니다.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호칭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 수만큼 프레임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프레임에 자신을 맞추어 움직이면 프레임 바깥의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은혜가 바로 이런 유형입니다. 여자로서, 딸로서, 언니로서, 직장인으로서 주어지는 세상의 프레임에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노력으로 안 되는 경우에는 그 프레임이 주어지는 상황을 기피합니다. 선입견 바깥의 세상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그랬던 은혜가 프레임 바깥을 내다볼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을 타인을 이해해 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입니다. 프레임을 아예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서로 다른 프레임끼리 부딪치며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호칭이 생겨나는 이유는 어쩌면 프레임 바깥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려는, 우리 모두가 원하는 삶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당신은 가능성을 발견했나요?


저자 소개

민이안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주관 제1SF소설 공모전에서 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로 대상을 수상하였고, 동아사이언스 주관 2023 SF스토리 공모전에서 타디그레이드 피플로 소설 일반 부문 우수상과 수학동아 특별상을 동시에 수상하였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이야기를 쓴다. 특히 버려진 것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것들, 이미 멸종했거나 멸종의 위기를 맞은 것들, 명확하게 분류할 수 없는 것들이 애너그램처럼 혼재한 우주를 상상하고 은유하며, 그들에게 상냥하고 따뜻한 세상을 조립하는 꿈을 꾼다.